2013년 4월 20일 토요일

이청용이 만든 2개의 AS, 3개의 희소식

튼은 43라운드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42라운드까지 6위를 달리고 있던 볼튼은 43라운드를 포함해 남은 네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3위 vs 6위/ 4위 vs 5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와 격돌한 43라운드에서 패하며 순위가 한 계단 미끄러졌다. 7위는 다음 시즌도 챔피언십에서 소화해야 하는 순위였다.

아픈 한 방을 맞았지만 모든 기회가 날아간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잔여 일정이 유리했다. 6위 자리를 놓고 싸우는 레스터 시티나 노팅엄 포레스트는 남은 경기가 험난했다. 심지어 두 팀의 맞대결도 있었다. 반면 볼튼은 나쁘지 않았다. 44라운드부터 46라운드까지 두 경기가 중하위권에 위치한 팀과의 대결이었다. 45라운드를 1위 카디프 시티와 치러야 했으나, 이미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한 팀이라 동기부여에서 볼튼이 앞설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44라운드를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44라운드 미들즈브러전을 잡아야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시나리오를 이청용이 직접 만들었다. 이청용은 20일 밤(한국 시각)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챔피언십 44라운드에서 선발 출장해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높이 비상했다. 이청용의 활약에 힘입은 볼튼은 미들즈브러를 2-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이청용, 두 개의 어시스트로 만든 세 개의 희소식

이청용이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한 날, 세 개의 또 다른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첫 번째는 43라운드까지 6위에 있던 레스터 시티의 무승부다. 레스터 시티는 크리스탈 펠리스와 치른 44라운드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3점을 쌓아올린 볼튼에 6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레스터 시티는 이제 자력으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없게 됐다.

두 번째 희소식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의 또 다른 경쟁자 노팅엄 포레스트도 비겼다는 점이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43라운드까지 8위(승점 63점)에 올라 있었다. 자력은 힘들었지만 볼튼과 레스터 시티가 부진하다면 대역전극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노팅엄 포레스트는 반슬리와 치른 44라운드에서 0-0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레스터 시티처럼 승점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 경기 무승부로 볼튼과의 승점 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볼튼에 더욱 고무적인 것은 45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와 노팅엄 포레스트가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이다. 만약 두 팀이 이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다면 볼튼의 승격 가능성은 더 커진다. 두 팀 중 어느 한 팀의 승리로 끝나더라도 볼튼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자는 둘에서 하나로 줄어들게 된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볼튼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희소식은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달성한 카디프 시티가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까지 확정했다는 점이다. 카디프 시티는 44라운드에서 번리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승점 1점을 보탠 카디프 시티는 시즌 승점 85점으로 2위 헐 시티(승점 78점)의 추격을 뿌리치고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했다. 

카디프 시티의 우승 확정이 마지막 희소식인 이유는 볼튼의 45라운드 상대이기 때문이다. 승격과 우승을 모두 달성한 카디프 시티는 볼튼전에 사력을 다할 이유가 사라졌다. 반면 볼튼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이라는 동기부여가 여전하다. 물론 이 단순한 사실만으로 볼튼의 승리를 점칠 수는 없다. 그러나 목적이 있는 팀과 없는 팀의 경기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볼튼의 우세를 점칠 수 있는 이유다.

한 경기에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이청용은 볼튼을 희망의 나라로 이끌었다. 더불어 세 가지 희소식도 함께 가져왔다. 만약 볼튼이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래서 마지막 도전을 이겨내고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게 된다면, 이청용이 미들즈브러전에서 보여준 활약은 팬들의 입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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